핸드폰을 열어보니 문자가 들어와 있다.
“북한산행 낙뢰 조심. 입산금지”
삼각산의 만경대는 입산금지 지역이다. 단 일정장비를 갖추면 입산가능하다. 주로 암벽동호회들이다. 지난 주말(8.22.) 도선사 진입부에서 40~50대 여성 3명이 포함된 7~8명의 암벽팀과 함께 간간히 대화를 하며 올랐고 하루재에서 난 영봉으로 그들은 만경대가 있는 정상부로 갈라졌다. 폭우에 쫓겨 한바퀴 돌아 하산, 집으로 돌아오자 와이프가 전하는 말.
“오늘 낮 만경대에서 50대 여성 2명이 낙뢰로 사상했다는 뉴스가 떴다”고.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딱 맞다. 그들의 건강하고 밝은 얼굴과 활기찬 음성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들이 그 사건의 주인공들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다. 인간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그림을 그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아니었길....
조금 전 본 안전 안내 문자가 그 날을 떠올리게 하다. 우중산행의 맛은 별미 중 별미지만 바위산 정상이나 큰 나무 아래는 오래 머물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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