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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ESSAY/일상STORY2

불면증 단상

by imfree21 2024. 6. 15.

 

한 때 불면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고생한 적이 있다. 잠이 다가 오다가도 취침하려고 누우면 정신이 맑아진다. 그 밤을 꼬박 새우거나 비몽사몽인 경우가 잦았다. 그러다보니 하루가, 낮의 일상이 회색빛이 된다. 삶의 질이 추락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생활습관의 변화와 마음 다스림으로 회복이 되었으나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숙면이 여의치 않고 수면시간이 다소 짦아진 것은 그 때 이후다. 잠은 삶의 필수 요소다. 밥이나 별반 다름없다.

"순진한 잠, 엉클어진 근심의 실타래를 푸는 잠, 하루하루 죽음, 중노동을 씻는 목욕, 상한 맘의 진정제, 대자연의 일품요리, 삶의 향연에서 주식인데. . . . . . "  "잠을 못 잘것이라니 "

위 인용은 잠에 대해 매우 공감되도록 표현해 놓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백이다. 맥베스는 던컨왕을 시해하고 왕권을 탈취한 후 양심의 가책과 권력유지의 불안으로 잠을 잃어 버렸다. 숭고한 잠의 행위를 상실한 맥베스의 한탄이었다.

과도한 욕망에 의해 저지른 그의 잘못된 행동의 후과(後果)는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잠을 죽여버리는, 그리하여 그 삶은 '깨어있는 죽음'의 질긴 생을 보내게 된다는 메시지다. 단 당사자에게 일말의 양심이 살아있다는 전제 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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