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산맥(키르키즈스탄) 트래킹(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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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산맥의 고지대 초원에서는 한가로이 풀을 뜯는 멋진 말들이 쉽게 눈에 띈다.
날씬하다. 아름답다. 힘 좋다. 이 말이 중국 한나라 시절 한무제가 애타게 갈구하여
장군 이광리를 시켜 대완국(大宛國-지금의 키르키즈스탄)을 정벌하고 손에 넣은
한혈마(汗血馬-피와 같은 땀을 흘리는 말)가 아닐까 상상해본다. 하루 천리를
달린다고 하여 천리마라고도 불리었던, 삼국지의 여포, 관우가 탔다는 적토마도
아마 이 말일 것이고, 고선지 장군이 탈라스평원에서 사라센연합군을 맞아 세기의
혈투를 벌이며 전장을 휘몰아 달린 말도 이 말이었으리라..
말 위에 오르자마자 청량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싶은 욕구를, 몇 해 전 구보
도중 낙마해 쇄골이 부러졌던 추억(?)의 트라우마가 제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