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을 가다.(2015.2.1.)
흙산이 갖고 있는 특유의 안정감이 베어 있는 산이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하면 무료한 산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오늘, 영하의 날씨에 오른 검단산 바람은 바로 아래 흐르는 한강의 얼음판을 타고 올라오는 듯 매섭다.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 청우동 - 유길준묘역길따라 정상으로 올랐다가 차를 가져간 탓에 같은 길로 내려오다. 헬기장으로 진행해 계곡 쪽 코스로 내려왔어도 진입했던 청우동 주차장으로 도착되는 걸 몰랐다. 최초 진입시 안내판만 잘 봤어도 그리하지 않았을 텐데....
길지 않은 코스라서 하산 한 후 남양주 조안면에 있는 '봉쥬르'라는 식당에 들러 항아리수제비로 점심을 때우고 두물머리에 들렀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서 팔당호를 이루는 넓은 물마당이 며칠 지속된 영하의 날씨 탓인지 꽁꽁 얼어있다.
많이 바쁘고 그리 반갑지 않은 일에 연루되어 신경이 예민해진 요즘, 산행할 때만이라도 얻는 여유나 안정감은 새삼스러울 정도로 위로의 농도가 짙다.
힐링이 유행처럼 번지며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조차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에(하긴 우리 사회에 정신적 불구자들이 많긴 하지만) 이처럼 '산행'하면서 얻는 편안함은 속칭 '힐링'의 몇 곱절도 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