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들과 동행
겨울치고 포근하고 상쾌한 날씨에 가벼운 산행을 하다.
12시 식사 약속을 잡고 구성원 중 산행을 하고자하는 이들은 먼저 만나 안산을 오르기로 옵션을 넣었다.
독립문역 3번 출구에서 9시에 만난 5명이 이 전에도 올랐던 한성과학고로 진입하여 오르다가 안산과 인왕산을 연결하는 무지개다리를 통해 인왕산행으로 진로를 바꾸다. 처음 가보는 길이다. 오랜만에 나온 박청운이 길을 잡았다. 덕분에 색다른 인왕의 정경을 감상하다.
모두들 나름 건강하고 나름 즐겁게 지내고 있다니 그것보다 다행한 일이 없다. 물론 그 언어 속에서 문득문득 번뇌와 어려움들이 내재돼 보이기는 하나 긍정적으로 잘 해결해나가며 살고 있다는 것으로 간주한다. 김대영박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진 이 후 처음 나온 만남이라서 인지 더 반가워하는 분위기다. 가는 세월을 피부로 체감하게 되는 건 지인들을 가끔 만날 때다. 지인들을 통해서 시간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다.
어느 철학자가 말했다. '시간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미래라는 시간이 바로 지금 내 앞에서 지나가고 그것이 과거인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며, '현재'를 경유지로 미래시간과 과거시간은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과거를 후회할 필요 없으며 미래를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는 것.
'지금'을 사랑하라 !
젊은 시절에는 '왜 내 주변에는 이처럼 짠한 이들이 많은가'라는 비탄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문득 그런 감정이 일 때가 있지만 그보다 더 안온한 기쁨을 느끼는 것은 지인들의 건강함과 평화로움을 접하는 일이다. 그게 만남이든 전언이든.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40년 지기들과의 하루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