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산행STORY

뿌리깊은 나무 단상

imfree21 2024. 12. 29. 16:22

(2024.12.28.)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쎄,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지난 습설에 맥없이 쓰러진 소나무들. 북악산이다. 골라서 소나무만 숱하게 부러지고 뿌리가 뽑혔다. 몇 년 전 태풍에도 소나무가 많이 꺾이고 널부러졌는데.

척박하지만 단단한 바위 틈에 뿌리박은 소나무는 쓰러지지 않는다. 바위 틈으로 수분을 찾아 깊게 뿌리내리기 때문이라.

기름진 흙 위의 소나무는 뿌리가 깊지 않나니.
 

민심에 얼마나 깊이 호응하고 시민을 어떻게 리더하였는지 발가벗겨진 지금 무엇을 하려는가. 길지 않은 역사 속에 축적된 한국 민주주의 시험의 현장인가. 서로의 세계관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민주주의공동체의 최상위 약속인 헌법을 유린한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하는데, 아직도 다수의 시민들은 개인 또는 지지정당에 대한 호불호로 또는 관계의 친밀도에 의한 판단으로 국가시스템 조차 도외시하는 미성숙된 시민의식에 매몰되어 있는 현실을 본다. 아직 한국 민주주의는 더 많은 세월을 필요로 하는가. 아니면 지금 이 시대가 반동의 시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