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ESSAY/일상STORY2

잠의 단상2

imfree21 2024. 8. 26. 14:06

잠에 대한 단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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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불면이라는 불청객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졸립다가도 침대에 눕기만하면 잠이 사라져 한동안 불면의 밤으로 몽롱한 회색빛의 낮을 보내야 했다. 몇가지 노력으로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힘들었던 당시의 기억이 선명하다. 잠자는게 전투였던 기억이다.  잠은 삶의 필수 요소다. 잠은 밥과 같다.

"수도없이 많은 나의 딱한 백성들도/ 이 시간엔 잠을 잔다! 오, 잠, 온화한 잠이여! /대자연의 유모여,... .../...나의 두 눈꺼풀을 짓누르며/ 내 감각을 망각에 빠뜨리지 못하느냐? /....... ........ 오! 불공평한 잠이여, 젖은 바다 소년에겐/ 그토록 난폭한 시각에도 휴식을 주면서/ 최고로 조용하고 고요한 밤중에/ 온갖 편의, 수단까지 다 갖춘 왕에겐 /그것을 거절해? ...... ......"

잠에 대해 셰익스피어 희곡 <헨리4세> 작품에서 헨리왕이 한 독백이다. 잉글랜드 정체성의 기초를 다진 왕으로 알려진 헨리4세(1399-1413재위)는 리처드2세를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하였다. 반발 세력과의 대결에서 정통성과 군사력은 불리했으나 의회와 교회의 지지를 끌어내 권력을 다졌다. 그러나 권력유지 과정에서 반란군의 위협, 왕위계승 문제 등 숨막히는 압박에 시달린다. 그로 인해 불면증의 고통을 겪으며 하는 탄식이다. 작가의 잠-불면-에 대한 표현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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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번 달 독서모임을 북한산성 초입에서 갖게돼 산성계곡을 담다.